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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여자가 나이 먹으니 / 오경화

 

 

여자가 나이를 먹어 가니

구두 굽부터 내려간다

기본 11cm, 9cm 굽 높이는 껌이었는데

나이가 들면 약봉지만 늘어난다더니

그 말이 맞는다

 

무릎 관절들과 발 뒤굽치가 아파지고

슬슬 붙기 시작하는 지방들의 공격까지

반란을 일으킨다

 

관절들의 건강을 위해

구두 굽을 6cm~7cm로 내리고

뒤 굽에 실리콘 패드까지 장착한다

 

점점 걸걸 해지는 목소리

호탕한 웃음소리

장군도 대장군이 되어 간다

 

아름다움을 잃어가는 것에 대해

서글프고 아쉽지만

여자는 노년의 모습에 적응하려 한다

 

이젠 겉으로 들어 난

아름다움이나 섹시함, 생기 발랄함보다는

정돈된 나를 받아들이려고

구두 굽부터 내렸다

자존심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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