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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사랑하다 힘든 날엔 / 한영미

 

 

 

사랑하다 힘든 날엔

우리 처음 만났던 날을 기억하기로 해요
닿을 듯 말 듯 안타까운 눈빛 속에
그 서성임마저 파랑새로 날아들던 날들이 보일 거예요

 

서로에게 다가서는 일조차 두려웠어도
그저 바라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던 날들이 느껴질 거예요
가까워질수록 힘이 드는 건
서로에 대한 기대가 크기를 더해 가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다 힘든 날엔

우리 지나온 시간 속을 거닐어 보기로 해요
탑처럼 쌓아올린 수많은 언어들이
기쁨과 아픔의 눈물이란 것을

 

서로를 완전히 소유하는 일보다 더욱 값진 것은

그곳으로 이어진 길을 포기 않고 함께 걸어가는 일
가끔은 그 길이 너무 멀게만 느껴져 지칠 때도 있지만
손 잡아 주고 등 밀어 주는 시간들 빼곡히 메우다 보면

언젠간 그리움의 끝에 나란히 서는 날 있을 거예요

 

사랑은 그가 바라보는 곳에
내 모습 세워두는 것이라면
그 완성은 보이지 않는 믿음의 끈

결코 놓치 않는 것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