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일은 외짝으로 오지 않는다는 말을 나는 믿지 않았다
이해할 수 없는 모든 것은 실존 때문이라는 말을 나는 믿지 않았다
아직 밟지 않은 수많은 날들이 있다는 말을 나는 믿지 않았다
모든 사람의 인생은 자기에 이르는 길이라는 말을 나는 믿지 않았다
이 세상은 내가 극복해야 할 또 다른 절망이라는 말을 나는 믿지 않았다
내가 일어설 때까지는 믿지 않았다
사람은 누구나 외딴 섬이라는 것을 이제야 겨우 믿게 되었다
- 천양희, 『그녀의 푸른 날들을 위한 시』(북카라반, 2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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