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 참 좋은-

욕지도 / 문인수

 

 

섬의 길들은 섬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유동마을 덕동마을 도동마을 대송마을 돌아오는데

내 마음도 꼬아 샛길 치며 꼬리 감추는 길

녹음 속 바람 아래 낮은 지붕들을 묶거나

등이 휜 灣에 내려가 작은 고깃배를 푼다.

혹은 후박나무꽃 향기의 숱한 파도 소리로 풀려서

그 노래가 밀어올린 저 절벽 꼭대기

야생으로 나간 염소들이 몰래 몰려 있다.

섬의 길들은 섬 안으로 되돌아간다.

 

- 문인수,『동강의 높은 새』(세계사, 2000)-

'좋은, 참 좋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빛  (0) 2022.08.19
도원 가는 길  (0) 2022.08.19
비양도 / 이종형  (0) 2022.08.19
안기기, 안아주기​ / 이병철  (0) 2022.08.18
나뭇결  (0) 2022.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