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속에 겨울바다 서너 개쯤 들어 앉은 사람
한 때는 해류 되어 세상을 떠돌던 사람
새벽마다 만선의 꿈을 안고 집을 나서던 사람
저녁노을이 져도 쉬이 돌아오지 못하던 사람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일출을 띄어 올렸을 사람
하루에도 수십 차례 밀물과 썰물이 드나들었을 사람
때로는 등 돌리고 누워 갈매기처럼 끼룩끼룩 울었을 사람
명태, 전복, 조기, 오징어, 망둥이 다 품고 살아온 사람
자신은 포말로 부서지며 물거품처럼 살아온 사람
지금은 개펄 위에 홀로 남겨진 폐선 같은 사람
늘 그의 백사장을 거닐었지만
한 번도 ‘사랑합니다’라는 글자를 남겨 놓지 못한 사람
아버지,
당신의 깊고 푸른 바다에
오늘도 그리움의 먼동이 밝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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