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잠든 무덤가
쑥대가 지천으로 자랐다
예초기로 댕캉댕캉 목을 쳐도
해마다 끈질기게 더 많은 목숨으로 살아오는 쑥
생전에 잘 모시지 못해 죄스러운 마음
예초기를 다잡고 휘두를 때
당신이 말씀하신다
" 쑥도 생목숨인데...."
마흔 어름에 혼자되어
눈 내리고 바람 부는 세상에서
쑥대처럼 생목숨 쫓겼던 당신이 또 말씀하신다
" 함부로 할 수 있는 목숨은 없다 "
예초기를 내려놓고
노오란 국화
당신이 좋아하던 꽃
쑥대 곁에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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