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 참 좋은-

연화도(蓮花島) / 이미산

 

 

 

 

 

 

 

 

 

 

 

 

 

 

 

 

   흘러가는 순간이 당신이라면

   나는 비를 머금은 눈망울

   세간들의 이마가 젖는다

   어둠이 자라 이른 저녁을 낳는다

 

   이끼의 흔들림을 시간이라 부르니

   천장까지 물이 차오른다

   당신과 나 사이 흘러가는 것들이 보인다

 

   이르다는 말 속엔 자라는 비가 있다

   돌아오지 않는 바람이 있다

 

   출렁거림이 수평선을 지운다

   물기 머금은 것들 기척도 없이 다녀간다

   모래 위에 놓인 신발처럼 고요한 처음

 

   연화야 부르면 돌아보는 눈망울

   흔들리는 연화(年華) 우두커니가 된 하념(下念)

   비행을 마친 새들이 정성껏 발을 닦는다

 

 

        - 궁금했던 모든 당신, 여우난골, 2022 -

 

 

'좋은, 참 좋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슴에 묻어둔 사랑 / 조명준  (0) 2022.09.18
국수 법문 / 이상국  (0) 2022.09.18
벌초 / 전병석  (0) 2022.09.18
길 / 조용미  (0) 2022.09.18
가을 서시 / 이수익  (0) 2022.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