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는 순간이 당신이라면
나는 비를 머금은 눈망울
세간들의 이마가 젖는다
어둠이 자라 이른 저녁을 낳는다
이끼의 흔들림을 시간이라 부르니
천장까지 물이 차오른다
당신과 나 사이 흘러가는 것들이 보인다
이르다는 말 속엔 자라는 비가 있다
돌아오지 않는 바람이 있다
출렁거림이 수평선을 지운다
물기 머금은 것들 기척도 없이 다녀간다
모래 위에 놓인 신발처럼 고요한 처음
연화야 부르면 돌아보는 눈망울
흔들리는 연화(年華) 우두커니가 된 하념(下念)
비행을 마친 새들이 정성껏 발을 닦는다
- 궁금했던 모든 당신, 여우난골, 2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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