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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늙은 애인 / 문모근​

 

 

 

 

 

 

 

 

 

 

 

 

 

 

 

 

 

 

   81세 된 할머니가

   호계장 칼국수 집 아주머니에게

   조심조심 낮은 목소리로 넥타이 가게를 묻는다

   할매, 영감님 안계시잖소

   넥타이 가게는 신천에 가믄 있는데요

   할매는 힘들어 못가요

   다음 장에 사소

   근데 누 줄라꼬예?

   말하지 마라

   애인 줄끼요?

   어허, 말하지 말라카이

   붉어진 얼굴을 감추고 할머니가

   눈을 흘기며 문을 나선다

   가을 하늘이 파랗다

              - 시집 『새벽비』 (이웃, 20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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