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은
술 냄새만 맡아도 얼굴이 붉어진다
술을 나누어 마셔도 혼자 취한다
바람은 붉나무 손목을 부러뜨릴 듯이 분다
삼치 꼬리지느러미가 더 바싹 구워지는 동안
남은 한 방울 피가
바스락 소릴 내며 떨어진다
몸도 못 가누는 푸석푸석한 여자
살았나 죽었나
길은 이따금씩
엎질러진 단풍을 뒤집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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