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 이어진 몇 겹의 고통이 덕장에 걸려 있다
내장 다 빼버리고
얼었다 녹아내리기를 반복하지 않고는
제값을 받을 수 없다
살얼음 품어야만 제맛을 내는
빳빳하게 긴장한 삶이어야 깊은 맛 우려내는 생애
한 번쯤 덕장을 빠져나가
겨울바람 피하고 싶었을까
한 번쯤 사랑에 녹아 허물어지고 싶었을까
하얗게 쏟아지는 눈발 끌어안고
곧추서서 기다리는
먼 날 아버지의 아버지가 그렇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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