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은 그들만의 것인 줄 알았다
내면의 바닥을 밝힌 빛인 줄 몰랐다
죽음보다 깊은 잠을 청할 수 있었던
불면의 터널을 혼자 걷게 했던 약
때론 낙엽 위에서 나의 언어는
약지(藥紙)를 손에 들고 무아가 되어
나무와 잠든 채 세상을 건너갔다
달보다 가벼운 알약을 삼키면
향긋한 냄새를 화, 풍기는 공복 속
굴러든 수약은 잔의 소화 속에서
마른 의식을 탈색하고 끝을 놓는다
백열등 속에 작은 얼굴로 가려 있던
까마득한 숙면의 청춘이 그리운
신인 시절의 잠든 언어를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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