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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여린히읗이나 반치음같이 / 김용태

 

 

 

 

 

 

 

 

 

 

 

 

 

 

 

 

 

   살다 보면 때로는 잊는 것이

   기억하는 것 보다 더 어려울 때가 있나니

   여린히읗이나 반치음같이

   하물며 그것이 사랑의 일이라면,

   사랑도 더러는 죄를 짓는 일 이거니

   당신과 나

   철 늦은 사랑을 해서

   내 떠나 온 어느 한 날, 당신

   달 아래 들려오는 산짐승 소리가

   애타게 기다리는 내 목소리인 거 같아

   그만 환하게 달아 올랐다던,

 

   이젠 그도 지쳐

   신의 심판이 없는 곳

   물과 뭍의 아득한 경계에서

   황소 등에 탄 유로페를 꿈 꾸다가

   절해 외딴 섬에 떠밀려

   외로이 등대만 천날만날 바라보다

   십일월의 하늘 아래

   소멸이되 소멸이지 않음을 꿈 꾼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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