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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말을 굶다 / 신춘희

 

 

 

 

 

 

 

 

 

 

 

 

 

 

 

 

    말이 고픈 노인

    한적한 공원 의자에 앉아

    지팡이로 땅바닥이나 뒤적인다

    후드득 힘없이 떨어지는 갈잎

    한 생애가 버짐 꽃처럼 피었다

    텅 빈 가슴,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단칸방을 향해가는 노인

    귀동냥하듯 전동차의 소음에 목을 축이고

    쫄깃한 말을 주머니에 넣는다

    내릴 역을 지나 종점에서

    헐값으로 주워온 말들

    연탄불에 올려 라면 끓이듯 맛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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