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밤에 할 일이 없으면
메밀꽃을 보러 간다
섬돌가 귀뚜라미들이
낡은 고서古書들을 꺼내 되읽기 시작할 무렵
달밤에 할 일이 없으면
나는 곧잘 마을 앞 메밀밭의
메밀꽃을 보러 간다
병든 수숫대의 가슴을 메우는
그 수북한 메밀꽃 물결
때로는 거기 누워서 울고도 싶은 마음
아, 때로는 또 그 속에 목을 처박고
허우적거리고 싶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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