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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메밀꽃 / 박성룡

 

 

 

 

 

 

 

 

 

 

 

 

 

 

 

 

 

 

 

 

 

  달밤에 할 일이 없으면

  메밀꽃을 보러 간다

  섬돌가 귀뚜라미들이 

  낡은 고서古書들을 꺼내 되읽기 시작할 무렵

  달밤에 할 일이 없으면

  나는 곧잘 마을 앞 메밀밭의

  메밀꽃을 보러 간다

  병든 수숫대의 가슴을 메우는

  그 수북한 메밀꽃 물결

  때로는 거기 누워서 울고도 싶은 마음

  아, 때로는 또 그 속에 목을 처박고

  허우적거리고 싶은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