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정지의 부뚜막은
어머니 평생의 제단(祭壇)이었다
날이면 날마다 미명의 새벽
하얀 사기사발에 정화수 떠
어머니의 심장 불타는 꽃잎 띄워 놓고
식구들의 하루의 안녕과 성취를 비는
발원(發願)의 제단이었다.
뜸이 잘 든 밥솥에서
한 그릇 한 그릇 식구들 수대로
정성스레 밥을 퍼담는 어머니의 손길에서
더운 사랑의 김이 모락모락 피워올라
우리집 아침이 환하게 밥상에 오르고
온 집안에 비둘기 떼 은빛으로
가득 날아올랐다
고향집 부뚜막은
하이얀 앞치마를 두른 어머니가 계신
나의 추억의 거울
나의 그리움의 연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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