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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정리 / 박상천

 

 

 

 

 

 

 

 

 

 

 

 

 

 

 

 

 

 

 

 

 

   어쩌면 삶을 정리할 시간이 없이

   홀연히 떠나는 게 더 좋은지도 몰라요

   당신이 그랬듯이.

 

   뒤에 남아

   그것들을 정리해야 하는

   사람들의 슬픔도 있겠지만,

   정리하고 정리하고 정리해도

   어디 우리 삶이 그렇게 깔끔하게 정리가 되나요.

 

   그럴 바엔 손때 묻은 물건들,

   늘 입던 옷가지,

   함께 찍었던 사진,

   소중하게 간직했던 컴퓨터 파일,

   침대맡에 놓은 책,

   연락처와 일정이 남아있는 휴대전화도

   그냥 남겨놓고 가는 거지요.

 

   그것들을 정리하는 일은

   남겨진 사람들에겐 고통이겠지만,

   떠나기 전 깔끔하게 정리했다고 해서

   어차피 남겨진 사람들의 마음속 슬픔까지

   정리해주고 떠날 순 없잖아요.

 

   남겨진 사람들이

   남겨진 물건들을 정리하며

   슬픔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게 좋은지 몰라요.

 

   그러니 안타까워 말아요.

   아쉬워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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