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 참 좋은-

어머니 독에 갇혀 우시네 / 유홍준

 

 

 

 

 

 

 

 

 

 

 

 

 

 

 

 

 

 

 

   어머니 커다란 독에 갇혀 우시네

   엉덩이가 펑퍼짐한 어머니

   텅 빈 독 속에 갇혀 우시네

   또아리 특고 들어앉아 우시네

   자식을 일곱이나 낳은 어머니

   아랫배가 훌쭉한 어머니

   배암으로 우시네

   두꺼비로 우시네

   마른바람의 혓바닥으로 우시네

   통 통 독을 빠져나갈 수가 없어서

   텅 텅 텅 텅 빈 독 두드리며 우시네

   속절없이 먼 하늘 바라보며 우시네

   일흔 살 어머니 두드리면

   댕그랑 댕그랑 맑은 울음 울리는 빈 독

   나, 손 마디로 두드리며 묻네

 

   간장 같은, 된장 같은 어머니,

   거기 계셔요?

 

 

 

 

'좋은, 참 좋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칠성불 / 고재종  (0) 2024.01.02
천리향 / 조성국  (0) 2024.01.02
속울음 울다 / 이승하  (0) 2024.01.02
경계 / 송재학  (0) 2024.01.02
홍합국 냄비 / 김승희  (0) 2024.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