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결에 풍겨 온다
이십 수년 좋이 닫힌 여자의 자궁 같은 마당귀
묵은 삼밭 매다 젖은 이마의 땀 훔치며
마른 목젖 축이던 우물에서도
향이 넘쳐 난다
마당에서 뒤란으로 코쭝배기를
그냥 킁킁거리며 집 주위 냅다 뛴 흰둥이가
쌩하니 일으킨 바람결에도 흠씬 진동한다
얼마나 아득했으면
이 지극한 향낭을 품었는지
당신과 나 사이 천리나 먼 길도
서붓서붓 끼쳐 갈 일 금방이겠다
당신 없이도 당신 있는 듯
이만큼 견딘 사연이 자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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