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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천리향 / 조성국

 

 

 

 

 

 

 

 

 

 

 

 

 

 

 

 

 

 

 

 

 

   어느 결에 풍겨 온다

   이십 수년 좋이 닫힌 여자의 자궁 같은 마당귀

   묵은 삼밭 매다 젖은 이마의 땀 훔치며

   마른 목젖 축이던 우물에서도

   향이 넘쳐 난다

   마당에서 뒤란으로 코쭝배기를

   그냥 킁킁거리며 집 주위 냅다 뛴 흰둥이가

   쌩하니 일으킨 바람결에도 흠씬 진동한다

   얼마나 아득했으면

   이 지극한 향낭을 품었는지

   당신과 나 사이  천리나 먼 길도

   서붓서붓 끼쳐 갈 일 금방이겠다

   당신 없이도 당신 있는 듯

   이만큼 견딘 사연이 자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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