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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속울음 / 박노해

 

 

 

 

 

 

 

 

 

 

 

 

 

 

 

 

 

    흐린 저녁이 오면

    마을 야산가 사육장에서

    개들이 울부짖는다

    우우우우

    거세당한 성대로 피를 토하듯

    야생 늑대의 그리움을 운다

 

    울지 못하는 사육장의 소들과 닭들과

    갇힌 짐승들의 한을 토하듯

    흐린 노을빛 하늘 아래

    다가오는 어둠을 절규한다

 

    어느 흐린 저녁 술집에서

    밥벌이의 거대한 사육장에서

    체계적으로 거세당한 목소리로

    우우우우

    울부짖고 성토하고

    속울음하는 누군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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