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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우리, 모여서 만두 빚을까요? / 유병록

 

 

 

 

 

 

 

 

 

 

 

 

 

 

 

 

 

 

 

 

 

  만두피에 소를 올린다.

  포개서 가장자리를 꾹꾹 누르고

  끝을 이어 붙인다

  만두 한 알이 완성된다.

 

  능숙한 손에 몸을 맡기면

  이렇게 그럴듯한 만두가 태어나는 법

 

  사람 일도 마찬가지

  차근차근 배우고 조심조심 따라 해서 나쁠 것 없는데

  실패하지 않으면 더 좋은데

 

  세상 제멋대로인 사람들 많다

  도무지 말을 듣지 않는다.

  귀모양을 닮은 만두만 내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만두야, 그렇지 않니?

  너도 나도 기왕이면 속 안 터지는 게 좋지 않겠니?

  내가 나 좋으라고 이야기하니?

 

  만두를 빚으면

  국 끓여 먹고 튀겨먹고 쪄 먹을 수 있지

  남의 말 안 듣는 인간들은 어디 써먹을 데가 없지

 

  도대체 왜 그렇게 막무가내일까

  그들은 이미 틀려먹었다.

 

  빚고 또 빚어도

  마음이 딴 데 가 있으니 만두 모양이 제멋대로다

  자꾸 속이 터진다

 

  오만 생각 다 그만두고

  그래, 만두 빚을 때는 만두를 빚자

  빚을 수 있는 것은 만두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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