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피에 소를 올린다.
포개서 가장자리를 꾹꾹 누르고
끝을 이어 붙인다
만두 한 알이 완성된다.
능숙한 손에 몸을 맡기면
이렇게 그럴듯한 만두가 태어나는 법
사람 일도 마찬가지
차근차근 배우고 조심조심 따라 해서 나쁠 것 없는데
실패하지 않으면 더 좋은데
세상 제멋대로인 사람들 많다
도무지 말을 듣지 않는다.
귀모양을 닮은 만두만 내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만두야, 그렇지 않니?
너도 나도 기왕이면 속 안 터지는 게 좋지 않겠니?
내가 나 좋으라고 이야기하니?
만두를 빚으면
국 끓여 먹고 튀겨먹고 쪄 먹을 수 있지
남의 말 안 듣는 인간들은 어디 써먹을 데가 없지
도대체 왜 그렇게 막무가내일까
그들은 이미 틀려먹었다.
빚고 또 빚어도
마음이 딴 데 가 있으니 만두 모양이 제멋대로다
자꾸 속이 터진다
오만 생각 다 그만두고
그래, 만두 빚을 때는 만두를 빚자
빚을 수 있는 것은 만두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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