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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그렇게 가는 것을 / 김용원

 

 

 

 

 

 

 

 

 

 

 

 

 

 

 

 

 

 

 

 

 

 

  가을비가 내릴 적마다 겨울이 다가오듯

  노인의 병이 도질수록 죽음으로 다가가듯

  그렇게 계단이 있는 것을

 

  오늘 나를 돌봐주는 내 마음이 다가와 귀띔을 할 때

  우리는 한 계단 내려가고 있음을 받아들이다

  이 계단 내려가면

  그곳에 다른 계단이 있음을 인정하자

 

  낙엽 다 지고

  나뭇가지끝에서 삭풍이 징징거릴 때

  문득 슬퍼지걸랑

  까짓 고개를 뒤로 젖히고

  히히히, 허허허 웃어버리자

 

  그리하여 춥고 움직이기 싫으면

  마냥 누워서  편안히 눈을 감자

  마냥 기다리자, 편안해질 때까지

 

  아픔은 한순간

  그러니, 두려워 말자

  각자의 내 마음이 몰핀을 몰고 와

  마침내 몽롱해진다는 걸

  나는 죽은 자에게서 알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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