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가 내릴 적마다 겨울이 다가오듯
노인의 병이 도질수록 죽음으로 다가가듯
그렇게 계단이 있는 것을
오늘 나를 돌봐주는 내 마음이 다가와 귀띔을 할 때
우리는 한 계단 내려가고 있음을 받아들이다
이 계단 내려가면
그곳에 다른 계단이 있음을 인정하자
낙엽 다 지고
나뭇가지끝에서 삭풍이 징징거릴 때
문득 슬퍼지걸랑
까짓 고개를 뒤로 젖히고
히히히, 허허허 웃어버리자
그리하여 춥고 움직이기 싫으면
마냥 누워서 편안히 눈을 감자
마냥 기다리자, 편안해질 때까지
아픔은 한순간
그러니, 두려워 말자
각자의 내 마음이 몰핀을 몰고 와
마침내 몽롱해진다는 걸
나는 죽은 자에게서 알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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