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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불이문 / 이홍섭

 

 

 

 

 

 

 

 

 

 

 

 

 

 

 

 

 

 

  경허선사는

  길가에 버려진 채​ 살이 썩어가는 문둥이 여자를

  자기 방에서 보살폈다

 

  을지로 지하계단에서

  웅크린 채​ 떨고 있는 거지 모녀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한몸이 될 수 없다

 

  문둥이 여자가

  경허선사 곁을 떠나며

  한동안 기댄 채​

  수줍은 미소만 지어 보였다는 불이문

 

  을지로 지하계단을 오르내리며

  숱하게 허물었다, 다시 세우는

  그 불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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