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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치자꽃이 피었다 / 이화은

 

 

 

 

 

 

 

 

 

 

 

 

 

 

   무릎이 깨졌을 때도

   사랑이 깨졌을 때도

   어머니의 처방은 한결같았다

   한숨 푹 자거라

   한숨 푹 자는 동안 거짓말처럼

   무릎도 사랑도 아물었다

   잠 밖에서 어머니는

   수은 방울 같은 내 눈물을 쓸어 모아

   어디다 감추셨는지

   한숨 푹 자고 나면

   눈물은 말라 있고 사랑이 아문 자리에

   치자꽃이 피어있었다

 

   어머니가 달랜 모든 상처는 순결했다

   맑은 시간이

   치자꽃의 꽃말을 우려내고 있다

         

                    - 시집 『절반의 입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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