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앞둔 어느 날
삽 하나 들고 상추 심으려고 흙을 파다가
나를 한번 깊이 파 보았다.
몇십 년 도굴한 것들이 거기 다 파묻혀 있었다.
이런, 이런, 이게 아닌데
그래서 그렇게 오랫동안 나는 무거웠구나.
더 깊이 파 들어가다 보니까
큰 얼음덩어리 하나 삽에 꽂힌다.
이런, 이런
그동안 녹지 못해 덩어리 덩어리 진
이번 봄에 많이 울어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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