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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바람이 옹이 위에 발 하나를 잃어버린 나비 한 마리로 앉아 / 김선우

 

 

 

 

 

 

 

 

 

 

 

 

 

 

 

 

 

  봄꽃 그늘 아래 가늘게 눈 뜨고 있으면

  내가 하찮게 느껴져서 좋아

 

  먼지처럼 가볍고 

  물방울처럼 애틋해

  비로소 몸이 영혼 같아

  내 목소리가 엷어져 가

 

  이렇게 가벼운 필체를 남기고

  문득 사라지는 것이니

 

  참 좋은 날이야

  내가 하찮게 느껴져서 참 근사한 날이야

  인간이 하찮게 느껴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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