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실직으로 고개 숙인 그녀에게
엄마, 고뇌하는 거야?
다섯살짜리 아이가 느닷없이 묻는다
고뇌라는 말에 놀란 그녀가
고뇌가 뭔데? 되물었더니
마음이 깨어지는 거야, 한다
꽃잎 같은 아이의 입술 끝에서 재앙 같은 말이 나온
이 세상을 그녀는 믿을 수가 없다
책장을 넘기듯 시간을 넘기고 생각한다
깨어진 마음을 들고 어디로 가나
고뇌하는 그녀에게 아무도 아무 말 해주지 않았다
하루 종일 길모퉁이에 앉아 삶을 꿈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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