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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감잎에 쓰다 / 이혜리

 

 

 

 

 

 

 

 

 

 

 

 

 

 

 

 

 

 

 

 

   물든 감엽을

   시엽지(枾葉紙)라 부른 사람이 있었다

 

   감잎이 종이라면 당신은 무엇을 적겠는가

   외딴 뒤란 저녁연기

   금빛 사장을 둥실 떠가는 나룻배

   막차가 떠난 뒤 홀로 헤매는 바람도 좋겠지만

 

   나는 적겠다

   벌레 먹은 잎이 왜 지극한지

   상처 많은 단풍이 왜 마음 당기는지

 

   그런 물음 적어

   파란 하늘 아래 달아놓고 기다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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