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걸레로 거실을 닦으며
얇게 묻은 권태와 시간을 박박 문질러
닦으며 미국산 수입 자작나무를 깐
세 평의 근심 걱정을 닦으며 지구 저쪽의
한밤중 누워 잠든 조카딸의 잠도
소리 없이 닦아 준다
다 헤진 내 영혼의 뒤켠을 소리 없이
닦아주는 이는 누구일까
그런 걸레 하나쯤 갖고 있는 이는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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