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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양파 / 안명옥

 

 

 

 

 

 

 

 

 

 

 

 

 

 

 

 

 

 

 

 

 

 

 

 

 

 

 

 

  양파의 몸을 벗겨낼 때마다 양파는

  우리를 대신 울린다

  미끌미끌한 것은 양파의 유머다

  요리조리 빠져나가려는 양파의 자유다

  양파는 무수한 칼날을 순순히 받아들이며

  누가 다 파먹었는지 뼈 한 조각도 나오지 않는다

 

  해맑은 표정 속에

  수많은 실핏줄을 감추고 사는 양파

  몸 어딘가에 자궁을 숨기고

  파란 싹을 피워내고 있다

  양파 눈동자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들여다보고 싶지 않은 매운 세계가 있다

 

  연애 한번 하자고 몸을 벗겨내다가

  속을 알아갈수록 당신은 자꾸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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