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룩하고 때로는
밑져 손해만 보는 성 싶은 이대로
우리는 한 평생 바보처럼 살아버리고 말자
우리들 그 첫날에
만남에 바치는 고마움을 잊은 적 없이 살자
철따라 별들이 그 자리를 옮겨 앉아도
매양 우리는 한 자리에 살자
가을이면 낙엽을 쓸고
겨울이면 불을 지피는 자리에 앉아
눈짓을 보내며 웃고 살자
다른 사람의 행복 같은 것
자존심같은 것 조금도 멍들이지 말고
우리 둘이만 못난이처럼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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