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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그대여 가을입니다 / 김설하

 

 

 

 

 

 

 

 

 

 

 

 

 

 

 

 

 

 

 

 

 

 

 

   선홍빛 나뭇잎 우수수 떨어져서 바람 따라

   이리저리 흩어지면 시리도록 파란 하늘

   머리에 이고 문득 어디라도 떠나고 싶은

   그대여 가을입니다

 

   따가운 햇볕 쏟아져서 섬세한 손길 쓰다듬으면

   햇곡식 찰랑찰랑 살 붙는 소리

   햇과일 단물 드는 냄새 유혹하는

   그대여 가을입니다

 

   느티나무 숲에서 온 산들바람

   잠 못 이루는 그대 창가 기웃거리면

   홑이불 목선까지 끌어올리고

   귀뚜라미 자장가에 소롯이 잠드는

   그대여 가을입니다

 

   고독은 무시로 찾아오는 늪

   혼자만의 슬픔으로 앓는 외로움도 지병

   책갈피 끼워 넣은 단풍잎처럼 추억에 살고자

   누군가를 만나 시린 어깨 기대고픈

   그대여 가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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