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홍빛 나뭇잎 우수수 떨어져서 바람 따라
이리저리 흩어지면 시리도록 파란 하늘
머리에 이고 문득 어디라도 떠나고 싶은
그대여 가을입니다
따가운 햇볕 쏟아져서 섬세한 손길 쓰다듬으면
햇곡식 찰랑찰랑 살 붙는 소리
햇과일 단물 드는 냄새 유혹하는
그대여 가을입니다
느티나무 숲에서 온 산들바람
잠 못 이루는 그대 창가 기웃거리면
홑이불 목선까지 끌어올리고
귀뚜라미 자장가에 소롯이 잠드는
그대여 가을입니다
고독은 무시로 찾아오는 늪
혼자만의 슬픔으로 앓는 외로움도 지병
책갈피 끼워 넣은 단풍잎처럼 추억에 살고자
누군가를 만나 시린 어깨 기대고픈
그대여 가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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