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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고구마를 삶으며 / 서안나

 

 

 

 

 

 

 

 

 

 

 

 

 

 

 

 

 

 

 

 

 

 

 

 

  고구마를 삶다 보면 제대로 익는지

  젓가락으로 고구마를 쿡쿡 찔러보게 된다

  나의 어머니도 열 달 동안 뱃속에서 키워

  세상에 내놓은 잎사귀도 덜떨어진 딸년

  잘 익고 있는지를 항시 쿡쿡 찔러보곤 하신다

 

  밥은 잘 챙겨 먹고 다니느냐?

  차 조심해라 겸손해라 감사해라

  고구마 푸른 줄기처럼

  휴대폰 밖으로 넝쿨 져 뻗어 나오는 어머니

 

  세상에 사나운 일 벌릴까 봐

  40이 넘어도 설익은 딸년 마음과 영혼

  병들지 말고 제대로 익으라고 핸드폰 속에서

  쿡쿡 찔러보는 어머니

  뜨거운 아랫목에서 뒹굴 거리며

  알았다고요 귀찮은 듯 대답하는

  뜨뜻하게 잘 익어가는 딸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