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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그러려니 / 이돈권

 

 

 

 

 

 

 

 

 

 

 

 

 

 

 

 

 

 

 

 

 

 

 

 

 

 

 

 

  멀쩡하던 이가 시려오고 눈도 침침해진다 했더니

  나보다 젊은 이가 내게 하는 말,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진즉부터 그러려니 하고 산다네

 

  처음 아플 때만 그렇지 이곳저곳 아프다 보면

  이제 나빠지는 것도 삶의 일부려니 하고

  그러려니 하고 산다네

 

  지금까지 크게 안 아프고 살았다면 그거 

  퍽 괜찮게 산 삶이라네

  몇 번 더 아파보고 죽을병도 아니고

  어차피 피 끓는 청춘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

  그러려니 하고 산다네

 

  나이 오십 줄 훌쩍 넘겨서야 비로소 깨닫는

  만병통치약,

  그러려니 ~

  나도 이제 그러려니로 살겠네

 

  세상이 왜 이 모양일까 하고 분노하지도 않겠네

  사람 모여 사는 거 다 그러려니 하겠네

  열심히 살다 보면 

  푸른 바람 불어올 날 있겠지 하며

  그러려니 하고 살겠네

 

  그러려니 하고 생각하니

  막혀서 답답할 일 하나 없네

  네 찡그린 얼굴도 이해가 되고

  어젯밤 차디찬 네 말 화살도

  내 가슴에 박히다 그만 꺾이고 마네

 

  나 이제 그러려니가 되겠네

  그대 기댈 수 있는 넓은 가슴 되고

  모두에게 환한 그럴 수 있음이 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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