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똥! 띵똥!
누구세요
택뱁니다
혹시 니 귀순이 아녀?
워매 봉창이 정미소집 김봉창 맞지?
고향 서산서 둘째라면 서러울 부잣집 아들 김봉창이
가리봉동까지 와서 택배 일을 하고 있다는 게
귀순 씨는 도무지 믿기지 않았는데,
서산서 젤로 이뻤던 마귀순이
가리봉동 반 지하방에 산다는 게 봉창 씨는
도무지 믿기지 않았는데,
뭔 택배길래 함흥차사여, 뒤늦게 따라 나온 가만덕 씨,
보리쌀 훔쳐 먹다 들킨 새앙쥐 표정을 짓고 있는
두 사람을 번갈아 보다가 모른 체하는 것인데,
뭔 택배래? 누가 보냈데?
큰애가 겨울옷 좀 보낸다 카더니
그날 이후 가만덕 씨 툭하면 귀순 씨를 놀려먹는 것인데,
첫사랑 봉창이 오늘은 안 왔나?
봉창이 아니래도 그카네, 첫사랑 아니래도 그카네
귀신이 조화라도 부린 것인지
그카네 그카네 하는 날이면
우리 만득아 우리 구신아
그카면서 봉창이 훤할 때까지 만리장성을 쌓는 것이니
이 부부 속맘을 누가 알까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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