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끄러운 눈길에 쏟아붓는 연탄재들
서로를 위로하는 이웃들 같다
뜨거운 생을 달구고 식어버린 연탄도
누군가의 발밑을 지킬 수 있다는 거다
백발의 굽은 등으로
연탄을 갈던 아버지도 저와 같았으리라
겨울이 닥치기 전 온 힘을 다해
한 장 한 장 쌓아올린 더미들
매운 눈물 흘리며 불구멍을 맞추거나
꺼진 불의 맥을 뛰게 하다가
허공으로 던져진 아버지
우리의 밑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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