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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빈집 / 김종휘

 

 

 

 

 

 

 

 

 

 

 

 

 


 

 

 

 

 

 

 

 

 

   쓰러져 가는 빈집 마당에 핀 한 무더기 함박꽃

   한복 곱게 입고 부엌문 앞에 앉아

   아들을 기다리는 어머니 같다

 

   아직도 어머니는 빈집에 남아

   빈 아궁이에 불을 때고 무쇠솥에 쌀을 안치고

   큰길을 내려다보고 계시는구나

   붉은 지붕에서 떨어지는 빗물 맞으면서 어머니는

   올해도 한 무더기 함박꽃을 피우셨구나

 

   무너진 담 몸으로 막느라 덩치를 키워가는

   찔레 덩굴에서 하얀 찔레꽃 무리

   발길 끊어진 빈집을 환히 밝히는데

 

   하루에 한 번 안부만 묻고 가는 마을버스

   발길 끊어진 빈집을 지나가다

  누군가를 보고 손을 흔든다

   하얀 찔레꽃 무리 어서 돌아가라고 손을 젓는데

   바람결에 날아온 찔레꽃 향기가

   어머니 향기 같아 자꾸 뒤를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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