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오십이 되기까지 어머니는
내 새끼손가락에 봉숭아를 들여주셨다.
꽃보다 붉은 그 노을이 아들 몸에
지필지도 모르는 사악한 것을 물리쳐준다고
봉숭아물을 들여주셨다.
봉숭아야 봉숭아야,
장마 그치고 울타리 밑에
초롱불 밝힌 봉숭아야!
무덤에 누워서도 자식 걱정에
마른풀이 자라는 어머니는
지금 용인에 계시단다.
- 시선집 『달밤』 (창비, 20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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