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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엄마의 잠언 / 양선희

 

 

 

 

 

 

 

 

 

 

 

 

 

 

 

 

 

 

 

 

 

 

 

 

 

 

  맛있는 거 있을 때 실컷 먹어.

  맛있는 게 없어지면 사는 맛도 없어

  몸에 저승꽃이 피어도 청청한

  엄마의 잔소리 한 상 받는다.

  겸상을 한 엄마는 내 젓가락이 자주 가는

  잔소리를 내 앞으로 옮겨놓느라 정신이 없다.

  혀에 착착 감기는 성찬을 허겁지겁 먹어대는

  나를 보는 엄마,

  약을 달고 살며 여직 덜 아문 딸년의 날갯죽지

  상처에 약이 잘 스며들도록 문지른다.

  몸이 중하니 몸을 아껴  병 들면 너만 서러워

  축 내려앉은 내 날개를 추켜올리는 엄마의 손길

  추임새가 절로 난다

  남 줄 때는 넉넉히 줘  네가 적게 먹어도

  딸년 들려 보낼 보따리들 싸느라 미처 못다 푼 이야기

  사람이 제일 그리워. 사람구경이 큰 낙이다

  엄마의 잠언에 모처럼 웃고 눈물 콧물 뺀다.

  어둡던 귀

  어둡던 눈

  거짓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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