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거 있을 때 실컷 먹어.
맛있는 게 없어지면 사는 맛도 없어
몸에 저승꽃이 피어도 청청한
엄마의 잔소리 한 상 받는다.
겸상을 한 엄마는 내 젓가락이 자주 가는
잔소리를 내 앞으로 옮겨놓느라 정신이 없다.
혀에 착착 감기는 성찬을 허겁지겁 먹어대는
나를 보는 엄마,
약을 달고 살며 여직 덜 아문 딸년의 날갯죽지
상처에 약이 잘 스며들도록 문지른다.
몸이 중하니 몸을 아껴 병 들면 너만 서러워
축 내려앉은 내 날개를 추켜올리는 엄마의 손길
추임새가 절로 난다
남 줄 때는 넉넉히 줘 네가 적게 먹어도
딸년 들려 보낼 보따리들 싸느라 미처 못다 푼 이야기
사람이 제일 그리워. 사람구경이 큰 낙이다
엄마의 잠언에 모처럼 웃고 눈물 콧물 뺀다.
어둡던 귀
어둡던 눈
거짓말처럼
'좋은, 참 좋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녕 / 문동만 (0) | 2025.02.06 |
---|---|
셋방살이 다섯 식구 / 박영희 (0) | 2025.02.05 |
그 집 / 이희주 (0) | 2025.02.05 |
역을 놓치다 / 이해원 (0) | 2025.02.05 |
찔레꽃 아버지 / 김경애 (0) | 2025.0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