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숲 울타리를 쳐 두겠어.
네가 만약에 말이야, 으르렁거리며 날 찾아온다면
내게 오는 동안 넌 내가 두른 초록 숲 울타리에서
길을 잃고 잠시 헤맸으면 해.
꽃과 풀이 부르는 느린 노래,
거미줄에 걸린 둥근 이슬에 젖어 네 걸음은
사뿐사뿐 더디어지고 헝클어진 가지마다
고개 숙여 안녕! 하고 너는 인사를 하겠지.
그래서 기어이 네가 날 찾아왔을 땐 사납게
으르렁거리는 늑대 대신 작은 새 한 마리
네 가슴에 들었으면 좋겠네
내 말을 너는 잘 알고 있지?
우리 서로 으르렁거리며 싸우지 말고
작은 새들처럼 사이좋게 지지배배거리며
지내자는 말이야.
널 기다린단 말이야.
나의 숲이 네 마음에 부디 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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