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 참 좋은-

내 마음에 숲 울타리를 쳐 두겠어 / 정유경

 

 

 

 

 

 

 

 

 

 

 

 



 

 

 

 

 

 

 

 

 

 

 

 

 

  내 마음에 숲 울타리를 쳐 두겠어.

  네가 만약에 말이야, 으르렁거리며 날 찾아온다면

  내게 오는 동안 넌 내가 두른 초록 숲 울타리에서

  길을 잃고 잠시 헤맸으면 해.

  꽃과 풀이 부르는 느린 노래,

  거미줄에 걸린 둥근 이슬에 젖어 네 걸음은

  사뿐사뿐 더디어지고 헝클어진 가지마다

  고개 숙여 안녕! 하고 너는 인사를 하겠지.

  그래서 기어이 네가 날 찾아왔을 땐 사납게

  으르렁거리는 늑대 대신 작은 새 한 마리

  네 가슴에 들었으면 좋겠네

  내 말을 너는 잘 알고 있지?

  우리 서로 으르렁거리며 싸우지 말고

  작은 새들처럼 사이좋게 지지배배거리며

  지내자는 말이야.

  널 기다린단 말이야.

  나의 숲이 네 마음에 부디 들기를.

 

 

 

 

'좋은, 참 좋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역국 / 오성일  (0) 2025.02.15
자전거가 있는 풍경 / 정숙지  (0) 2025.02.14
콩밭지꺼리 / 정 양  (0) 2025.02.14
홍시 / 이남순  (0) 2025.02.14
언젠가 / 신효섭  (0) 2025.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