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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곡두 / 이점순

 

 

 

 

 

 

 

 

 

 

 

 

 



 

 

 

 

 

 

 

 

 

 

   병신년 정월 말날

   육십에 처음으로 된장을 담고

   꽃샘추위가 밤에 풀려 고된 몸이

   오히려 잠을 이긴 밤 뜬금없이 걱정 많은

   아버지 소리가 들립니다.

   날렵하고 정정하신, 콧날이 오뚝한

   엄한 중에 속정 많은 울 아버지

   머릿속에서 보입니다.

   좀 더 상냥하지 못했던 것이

   묵은 체증처럼 갑갑한 이 밤

   손에 닿을 듯

   눈에 보일 듯

   귓가에 들릴 듯

   제 생전에 잊히잖게 가끔 그리워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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