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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할미꽃 / 강봉수

 

 

 

 

 

 

 

 

 

 

 

 

 

 

 

 

 

 

 

 

 

 

 

 


   다시 사월

   그때 얻은 몸살  침묵에 저당잡힌 후

   길 잃은 넋들이 낮에도 혼불을 켜고

   중산간을 서성인다

 

   살아서도 산 것이 아니었다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한 넋들

   육신은 문드러지고 수백의 뼈마디가 서로 엉켜서

   허물어진 봉분 위에 꽃 하나 피웠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빈 무덤에

   혼백이 깃들었을까

   하늘을 올려다보지 못하고

   소리 없이 눈물짓던 어머니를 달래며

   꽃 하나 고개 숙여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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