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 참 좋은-

이 봄엔 / 윤은경

 

 

 

 

 

 

 

 

 

 

 

 

 

 

 

 

 

 

 

 

 

 

 

  기막힌 이별 하나 했으면 좋겠다

  약속이란 말을 대신하여 한 생각만으로,

  여우비 내리는 봄하늘처럼 마음 뒷전

  둥그런 고요가 사뭇 열 오른 눈자위 지그시 누르는,

  돌아온다는 말조차 없이 돌아서서 휘는 처음과 끝

 

  석양 들녘을 걷다가 문득 아득해져 서 있으면 

  적막천지 우주 저편에서 무한히 내려와

  가만히 눈 맞추는 풀꽃 한송이, 

  깨알같이 숨어 있는 그 향기가 아아,

  어느 생의 몸이었던가 몹시도 아프고 떨려

  아주 오래 낮익힌 이별의 눈빛, 

  필생의 굳은 약속이었었던 걸 깨닫게 되는, 그런

 

 

 

'좋은, 참 좋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 / 박시교  (0) 2025.04.29
민들레 / 손순미  (0) 2025.04.28
돌탑1 / 김윤현  (0) 2025.04.28
우리 다시 태어난다면 / 장하지  (0) 2025.04.28
선운사 동백꽃 / 박종은  (0) 2025.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