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 참 좋은-

보리를 찾아서 / 복효근

 

 

 

 

 

 

 

 

 

 

 

 

 

 

 

 

 

 

 

 

 

 

 

  남해금산의 보리암은

  바닷새의 둥지처럼 절벽에 매달려 있었네

  그 바위 절벽이 아름답다고

  바라다뵈는 바다가 그림 같다고 말하지 말라

  바랑에 쌀을 짊어지고 아둥바둥 오르는

  쭈그렁 보살님네들이 더 아름다운 곳

  길 아닌 길만 더듬어

  언제든지 뛰어내릴 수 있는 벼랑 끝

  혹은, 뛰어들 수 있는 바다

  언제나 끝만을 생각하며 걸어온 나그네에게

  끝이 시작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듯

  보리암은 절벽에 있었네

  바닷새는 벼랑에 살고 있었네

  남해금산은 가만히 세상으로 내려가는

  길 하나를 풀어주고 있네

 

 

 

'좋은, 참 좋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종달새가 날기 전 / 고영민  (0) 2025.06.01
19층 아파트 / 김영산  (0) 2025.05.30
대장간의 유혹 / 김광규  (0) 2025.05.30
아내 / 윤수천  (0) 2025.05.30
염소에게 / 유강희  (0) 2025.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