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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아버지, 거시기 / 김정숙

 

 

 

 

 

 

 

 

 

 

 

 

 

 



 

 

 

 

 

 

   ​그이의 등목을 해주다가

   앙상하게 마른 아버지의 잔등을 지켜보네

   쥐 잡듯이 자식들을 키우시던 아버지

   걸핏하면 부리부리한 눈 부릅뜨시던 아버지,

   세상에서 제일 무섭던 아버지

 

   늙어 꼬부라진 뒤에는 내게 몸을 맡기셨지

   내 몸 좀 씻겨다오 목욕 좀 시켜다오

   목욕 다 마치도록 끝내 팬티는 못 벗으시다가도

   아버지 괜찮아요 제게 맡기세요 그런 뒤부터는

   며느리에게는 못 맡겨도

   내게는 몸을 맡기시던 아버지, 거시기

 

​   이제는 아버지 거시기도 훠이훠이

   저 세상으로 날아갔고, 오늘 욕실에서는

   아버지 대신 그이의 등목을 해주네

   그이의 여윈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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