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하다가 손에 송진이 묻었는데
수건으로 닦고 물로 씻어도
끈적거림이 좀체 지워지지 않는다
송진이란
소나무의 깊은 상처에서 흐르는
소나무의 피나 고름 같은 것
그대가 내게 남기고 간 사랑의 상처에서도
그처럼 뜨겁고 끈적끈적한
진액 같은 게 한사코 흐르던 적이 있다
한사코 별은 빛나고 수레 소리 들려도
틈만 나면 내리는 비의 우울에 노출된
저주와 같은 눈물의 엘레지들
하물며 질겅질겅 씹다가 함부로 내뱉는 껌도
그대 옷에 붙어 그대를 낭패에 빠뜨리라고
원망해댈 힘조차 잃어버린 동안
소나무는 그 상처의 진액으로 맑고 투명한 보석, 琥珀을 만들었으니
내 다시 사랑하지 않으리라 해보지만
평생 내가 헤어나려고 몸부림치는 악몽이
사랑 아니겠느냐 하는 이 화려한 비탄이여
사랑은 여전히 安心法門을 모른 채
피그말리온의 염원처럼
피가 마르도록 꿈꾸는 그대의 분홍빛 연한 부드러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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