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쳐 잊히지 않는 이름이 있다면
목련이라 해야겠다
애써 지우려 하면 오히려 음각으로 새겨지는 그 이름을
연꽃으로 모시지 않으면 어떻게 견딜 수 있으랴
한때 내 그리움은 겨울 목련처럼 앙상하였으나
치통처럼 저리 다시 꽃 돋는 것이니
그 이름이 하 맑아 그대로 둘 수가 없으면
그 사람은 그냥 푸른 하늘로 놓아두고
맺히는 내 마음만 꽃받침이 되어야지
목련꽃 송이마다 마음을 달아두고
하늘빛 같은 그 사람을 꽃자리에 앉혀야지
그리움이 아니었다면 어찌 꽃이 폈겠냐고
그리 오래 허공으로 계시면
내가 어찌 꽃으로 울지 않겠냐고 흔들려도 봐야지
또 바람에 쓸쓸히 질 것이라고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이라고
- 이대흠,『당신은 북천에서 온 사람』(창비,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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