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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고독한 날의 사색 / 최복이

 

 

 

 

 

 

                       

 

 

 

 

 

 

 

 

 

   나는 법을 잊어버린 새 같습니다
   자라기를 멈춘 나무처럼 그렇게 서있습니다
   삶의 지도를 생각합니다
   어디를 지나 또 어디로 갈 것인지

   삶이란 결국
   무인도처럼 잠시 스쳐 지나가는 것은 아닐지
   스친 것조차 모르고 그냥 지나치는 것은 아닐지

   시간의 가벼움에 더는 아파하지 않겠습니다
   많은 사람들 속에 늘 분주했지만
   고통 속을 헤매일 땐
   모두 저만치 등을 돌리고 있었습니다

   서운해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고통은 자기완성으로 가는 필수조건이므로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고
   가슴이 무너져도 잠잠히 끝나지 않은 길을 갈 것입니다

   가슴 바닥에 흥건히 고인 물기를 닦으면
   수척해진 영혼을 달랩니다
   그래도 미소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아직 사랑해야할 일이 남은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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