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법을 잊어버린 새 같습니다
자라기를 멈춘 나무처럼 그렇게 서있습니다
삶의 지도를 생각합니다
어디를 지나 또 어디로 갈 것인지
삶이란 결국
무인도처럼 잠시 스쳐 지나가는 것은 아닐지
스친 것조차 모르고 그냥 지나치는 것은 아닐지
시간의 가벼움에 더는 아파하지 않겠습니다
많은 사람들 속에 늘 분주했지만
고통 속을 헤매일 땐
모두 저만치 등을 돌리고 있었습니다
서운해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고통은 자기완성으로 가는 필수조건이므로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고
가슴이 무너져도 잠잠히 끝나지 않은 길을 갈 것입니다
가슴 바닥에 흥건히 고인 물기를 닦으면
수척해진 영혼을 달랩니다
그래도 미소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아직 사랑해야할 일이 남은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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