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빚진 도깨비는
갚아도 갚아도 갚은 것을 금방 잊어버리고
한평생 그걸 갚는다고 한다
먹어도 먹어도 허천나던
흉년의 허기도 그 비슷 했던가
보고 싶어도 보고 싶어도 소용없는 사람아
내려도 내려도 다 녹아버리는
저 첫눈 보아라
몇 평생 갚아도 모자랄 폭폭한 빚더미처럼
먼 산마루에만
희끗거리며 눈이 쌓인다
- 살아 있는 것들의 무게, 창비19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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