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틈 사이에 봄이 온다
나라 망한 게 내 탓도 아닌데
나는 개망초
하나님이 나를 지으실 적에는 깜빡 졸으셨나
망초 망초 개망초
골목 골목 미소를 나르는 벚꽃
눈꽃 휘날리는 목련꽃
달큰한 내 퍼지는 라일락
오색영롱 형형색색 꽃 중에
나는
왜 나는
스팸조차 못 된 계란후라이 계란꽃
이럴거면 정말 풀때기로 태어나지
꽃도 아닌 풀도 아닌 망할 놈의 개망초
두둥실 날아오르는 민들레홀씨마저 어여쁜데
하늘보며 땅보며
에휴
나를 향한 계획이 있긴 할까
전지전능한 주께서는 왜
손틈 사이로 봄이 내린다
눈이 시리다
서러운 햇살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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