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단어를 보면 어떤 이름이 생각난다
어떤 이름을 되뇌어 보다가 나지막이 한 번씩
불러보고 싶을 때가 있다
불러도 대답 없을 이름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면
그 이름이 다시 사물이 되고 만다
마음속 다락방을 들여다보면 풍경처럼
다리가 짧은 책상 위에 잡동사니들이 놓여있다
견출지에 써 붙여도 잘 떨어지는 이름도 있고
대충 손가락으로 써도 지워지지 않는 이름도 있다
새벽 세시에 이름들이 내게 주는 무게를 생각하면
책상 다리가 툭하고 부러질 것 같고
눈을 뜨면 아침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시 일어나자마자 나지막이 불러보았던 몇 개의 이름들
'좋은, 참 좋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4월의 빈집 / 이향아 (0) | 2023.04.02 |
---|---|
4월에는 / 나명욱 (0) | 2023.04.02 |
개망초 / 전혜진 (0) | 2023.04.02 |
봉평 장날/ 이영춘 (0) | 2023.04.02 |
통영의 봄은 맛있다 / 배한봉 (0) | 2023.0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