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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이름들 / 류상헌

 

 

 

 

 

 

 

 

 

 

 

   

 

 

 

   어떤 단어를 보면 어떤 이름이 생각난다

   어떤 이름을 되뇌어 보다가 나지막이 한 번씩

   불러보고 싶을 때가 있다

   불러도 대답 없을 이름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면

   그 이름이 다시 사물이 되고 만다

   마음속 다락방을 들여다보면 풍경처럼

   다리가 짧은 책상 위에 잡동사니들이 놓여있다

   견출지에 써 붙여도 잘 떨어지는 이름도 있고

   대충 손가락으로 써도 지워지지 않는 이름도 있다

   새벽 세시에 이름들이 내게 주는 무게를 생각하면

   책상 다리가 툭하고 부러질 것 같고

   눈을 뜨면 아침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시 일어나자마자 나지막이 불러보았던 몇 개의 이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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